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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천장 젖어가는 걸 보는 마음이 생각보다 복잡하더라

아랫집에서 인터폰이 왔을 때의 당혹감

주말 아침에 느긋하게 커피나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인터폰이 울렸다. 아래층에 사시는 분이었다. 거실 천장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며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연락이 온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결로겠거니, 요즘 습도가 높으니 그런가 보다 싶어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 그런데 상황은 생각보다 금방 악화되었다. 30분도 안 되어 다시 연락이 왔는데, 이제는 바닥까지 물이 뚝뚝 떨어진다며 그릇을 받쳐두었다고 하더라. 내 집이 아니라 남의 집 천장을 적시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 왠지 모를 죄책감과 함께 머릿속이 하얘졌다.

업체 찾는 것부터가 난관의 시작

누수 탐지라는 게 참 애매하다. 동네 인테리어 가게에 전화해 보면 일단 와보겠다고는 하는데, 명확한 진단은 또 다들 미루는 분위기였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오케이누수’니 뭐니 하는 곳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광고성 글들이 너무 많아서 어디를 믿어야 할지 감이 전혀 안 잡혔다. 결국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대충 기본 출장비만 10만 원에서 30만 원을 부르는 곳도 있었고, 공사 규모에 따라 수백만 원까지 깨질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들렸다. 일단 사람이 오기 전까지는 집에서 물을 쓰는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 화장실 세면대도, 싱크대도 괜히 건드리기가 무서워서 생수병을 사다 마시는 신세가 되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된 원인

결국 업체를 불렀는데, 꽤 젊은 사장님이 오셨다. 들어오자마자 가스 탐지기 같은 걸 들고 바닥을 이리저리 훑는데,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곳이 문제였다. 나는 당연히 화장실 방수 문제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용도실 구석에 있는 에어컨 매립 배관 쪽에서 물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여름에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놓고 결로 처리를 제대로 안 한 게 시간이 지나면서 벽 안쪽으로 타고 들어갔다는 거다. 에어컨 매립 배관 누수라는 게 생각보다 흔하다는데, 나는 왜 그런 걸 전혀 몰랐을까. 그냥 벽지에 곰팡이가 좀 슬었구나 싶어서 벽지만 새로 바르면 된다고 생각했던 게 화근이었다.

복구 비용과 그 이후의 피로감

수리비는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자재비랑 인건비를 합치니 대략 80만 원 정도 들었는데, 사실 이게 저렴한 건지 비싼 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아랫집 도배랑 천장 보수까지 해주려면 비용은 더 늘어날 것 같다. 수리하는 동안 거실을 다 뜯어내고 먼지를 뒤집어쓰며 이틀을 꼬박 보냈다. 공사가 끝나고 나니 다행히 물은 멈췄지만, 그동안 쌓인 피로감은 쉽게 가시질 않는다. 아랫집 분께 미안한 마음은 여전하고, 혹시라도 또 어디서 물이 새지는 않을까 싶어 밤마다 천장을 한 번씩 올려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완벽한 해결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

공사가 끝난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다. 단순히 배관만 고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미 벽체 속으로 스며든 습기가 다 마르려면 한참 걸린다고 한다. 관리실에서는 윗집인 내 책임이라고 딱 잘라 말하는데, 사실 20년 된 아파트 배관 상태가 나빠진 걸 온전히 내 탓이라고만 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그렇다고 매번 이사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은 그냥 낡은 집에서 살아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조금 더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당황하며 시간을 허비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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