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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에서 물이 샌다는 말을 듣고 보낸 일주일

어느 날 갑자기 아랫집 아주머니가 찾아왔다.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냥 어디 좀 새나 보다 싶었지. 그런데 화장실 천장을 열어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UBR 화장실 구조라 손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물이 배관을 타고 흐르는 걸 보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업체 부르기 전의 삽질과 고민

처음에는 내가 직접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청음식누수탐지기라는 걸 빌려볼까, 아니면 변기 막혔을 때 쓰는 도구로 어떻게든 해결이 되려나 싶어서 인터넷을 뒤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시간만 낭비했다. 업체 한 곳을 불렀는데, 보일러분배기교체비용만 해도 생각보다 훨씬 비싸더라. 처음 견적을 받고 나서는 ‘이게 정말 이 가격인가’ 싶어서 몇 군데 더 물어봤다. 어디는 50만 원, 어디는 150만 원을 부르는데 기준이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적당히 평판 좋은 곳을 골랐는데, 그 뒤로도 작업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계획했던 주말 일정이 다 꼬여버렸다.

화장실 공사의 현실적인 번거로움

공사가 시작되니 집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화장실 배관 누수가 원인이라길래 그냥 배관만 살짝 고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벽을 깨부수고 타일을 뜯어내는 작업이 동반되더라. 이게 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비닐로 방을 다 감쌌는데도 틈새로 미세한 먼지가 계속 들어왔다. 공사 기간은 3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결국 하루가 더 추가되었다. 중간에 작업자가 와서 ‘부속품이 없어서 구해야 한다’고 했을 때는 진짜 맥이 빠졌다. 화장실 누수 공사 비용으로 생각했던 예산을 조금 넘기게 된 것도 스트레스였지만, 당장 며칠 동안 화장실을 못 쓴다는 게 생각보다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근처 헬스장을 끊어서 샤워하러 다녔는데, 이것도 할 짓이 못 된다.

아직도 의문이 남는 보상 문제

공사가 다 끝나고 나서도 찜찜함은 남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니 공용 배관인지 전용 배관인지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다르다는데, 그 기준을 명확히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내 돈으로 해결하긴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윗집과의 관계나 보험 처리에 대해 조금 더 꼼꼼히 알아봤어야 했나 싶다. 어떤 사람들은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으로 해결했다던데, 나는 그런 게 있는지조차 몰랐으니까. 이런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화가 덜 났을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창틀의 습기

화장실은 이제 괜찮은데, 요즘은 또 아파트 창틀 누수가 신경 쓰인다. 비가 많이 오고 나면 창틀 아래쪽 벽지가 살짝 젖어 있는 게 보인다. 이번 공사를 겪으면서 사람을 불러서 고치는 일이 얼마나 에너지가 많이 드는지 깨달아서, 당분간은 그냥 실리콘이나 대충 덧바르면서 버텨볼 생각이다. 이게 올바른 대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사실 수리비가 얼마나 나올지 또 겁나서 외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파트 외벽 누수라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끝맺지 못한 생각들

공사가 다 끝나고 타일도 새로 깔끔하게 붙여놓으니 보기에는 좋더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꼈던 짜증과 피로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전문가라고 해서 다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모르면 당하기 십상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집에 조그만 물자국만 보여도 신경이 곤두선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생기면 좀 더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기만을 바랄 뿐이다. 어쩌면 집이라는 공간은 끊임없이 관리해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존재인데, 나는 그동안 너무 무심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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