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수전은 매일 사용하는 만큼 물때가 끼거나 내부 부속품이 마모되어 교체 주기가 빨리 돌아오는 편입니다. 특히 샤워기 수전이나 세면대 수전에서 미세한 누수가 발생하면 수도요금뿐만 아니라 타일 내부 벽체로 물이 스며들어 아랫집 누수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흔히 하츠바스나 대림 바스 같은 브랜드 제품군을 선택할 때 디자인 통일감만을 보고 결정하기 쉽지만, 설치 환경에 따라서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점은 수전 연결 부위의 ‘벽체 배관 간격’입니다. 대부분의 국내 욕실 샤워기 수전은 벽 배관 간격이 표준화되어 있지만, 노후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 배관이 비정상적으로 좁거나 넓게 나와 있어 일반적인 편심 유니온(수전 다리)으로는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150mm 간격을 기준으로 나오기 때문에, 구매 전 기존 수전의 다리 부분을 측정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맞지 않는 경우에는 편심 조절이 가능한 별도의 부속을 따로 구매해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구하기 어렵거나 기술적인 숙련도를 요구합니다.
수전 교체 과정에서 초보자들이 가장 당황하는 부분은 고착된 수전 다리를 풀어낼 때입니다. 벽 속에 묻혀 있는 배관은 생각보다 약하기 때문에, 녹이 슬어 꽉 끼어버린 수전 다리에 과도한 힘을 주어 돌리면 벽 안쪽의 배관이 함께 파손될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배관이 뒤틀려 누수 탐지를 위해 벽을 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체 시에는 반드시 몽키스패너와 함께 충분한 윤활 방청제(WD-40 등)를 사용하여 나사산의 녹을 제거한 후 작업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녹을 불려야 안전하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세면대 수전의 경우는 샤워기보다 작업 공간이 훨씬 좁다는 점이 큰 변수입니다. 세면기 하부장은 공간이 협소해 일반적인 공구가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공간 활용을 위해 하부장이 설치된 모델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럴 때는 수전 뒷면의 고정 너트를 풀어내기 위해 좁은 공간에서도 회전이 가능한 긴 형태의 세면대 수전용 렌치가 필수적입니다. 일반 스패너로는 너트를 돌릴 각도가 나오지 않아 작업을 중간에 멈추고 공구를 다시 사러 가는 번거로움을 겪기 쉽습니다. 만약 하부장에 덮여 있어 너트 위치가 보이지 않는다면 미리 스마트폰 카메라로 내부 사진을 찍어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따져볼 부분은 많습니다. 대림 바스나 일반적인 인테리어 브랜드에서 나오는 패키지 제품을 구매할 경우, 수전 단품 가격은 5만 원에서 15만 원대까지 다양하지만, 업체에 설치를 맡기면 출장비와 인건비가 포함되어 10만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직접 교체하면 제품값만 들지만, 배관 규격 문제로 실패했을 때 치르는 기회비용은 훨씬 큽니다. 가끔 절수형 샤워기를 별도로 구매해 달아두기도 하는데, 수압이 낮은 집에서는 오히려 절수 기능 때문에 물줄기가 너무 약해져 샤워 시간이 길어지는 역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수전을 교체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메인 밸브를 아주 조금만 열어 연결 부위에서 물이 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밸브를 완전히 열었다가 체결이 완벽하지 않아 물이 뿜어져 나오면 욕실 전체가 침수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테프론 테이프를 감을 때 나사산 방향으로 15~20회 정도 충분히 감아주는 것이 누수를 막는 핵심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테프론 테이프를 너무 적게 감아 미세 누수를 겪곤 합니다. 완벽한 설치를 위해 여유 있게 시간을 잡고, 배관 상태를 면밀히 살피며 작업하시기 바랍니다.

벽체 배관 간격 확인하는 게 정말 중요하네요. 오래된 아파트라 규격이 안 맞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