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바닥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며칠 전 아파트 옥상에 올라갔다가 깜짝 놀랐다. 예전에 대충 발라놨던 회색 페인트들이 마치 오래된 과자 부스러기처럼 다 일어나고 있었다. 손으로 툭 건드리면 우수수 떨어지는 수준이라, 그냥 두면 올 장마 때 아래층 천장에 물이 샐 게 뻔했다. 사실 전문가를 부르는 게 제일 속 편한 건 아는데, 견적을 알아보니 옥상 전체를 다시 하는 건 기본 단위가 백만 원을 훌쩍 넘어가서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우레탄프라이머를 사서 바르면 좀 나을까 싶어 철물점에 들렀는데, 주인아저씨가 옥상 방수는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라고 하셨지만, 일단 급한 대로 10만 원 정도 들여서 재료를 챙겨왔다.
긁어내고 닦는 게 일의 팔 할이다
직접 해보니 제일 힘든 건 페인트를 칠하는 게 아니라 바닥을 긁어내는 거였다. 철제 스크래퍼로 바닥을 박박 긁는데, 이게 생각보다 팔목이 너무 아팠다. 먼지는 왜 이렇게 많이 나는지, 마스크를 썼는데도 콧속이 다 까매지는 기분이었다. 옥상 문을 열어두고 바람이 잘 통하게 하긴 했지만, 땡볕 아래서 세 시간 동안 쭈그리고 앉아있으니 무릎이 시큰거렸다. 예전에 어디서 봤을 땐 슥슥 바르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현장에 서 보니 준비 작업이 진짜 끝도 없었다. 주변을 보니 창호 실리콘 틈새도 다 벌어져 있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한참 멍하니 바라만 봤다.
칠하다 보니 자꾸 모자란 기분
프라이머를 다 바르고 나니 오후 서너 시가 됐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쳐서 꼼꼼하게 칠했는데, 뒤로 갈수록 허리가 안 펴져서 그냥 듬성듬성 발라버린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내가 바른 게 제대로 방수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시멘트액체방수인지 뭔지 제품 설명서에는 대충 24시간 지나야 마른다고 되어 있는데, 하필 저녁부터 구름이 끼기 시작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누군가 ‘셀프 방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와닿던지. 옥상 한쪽 구석에는 이끼까지 끼어있어서 이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았다.
나중에 또 문제 생기면 어떡하지
일을 다 끝내고 내려오는데 왠지 모를 찝찝함이 가시질 않았다. 비가 오면 내가 칠한 부분에서 물이 고이지 않고 잘 빠져나갈까? 바닥 면을 평평하게 잡지 않아서 물길이 바뀌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전문가처럼 장비를 제대로 갖춘 것도 아니니 완벽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공사 직후의 팽팽한 긴장감은 사라지고 이제는 그냥 ‘아, 일단은 했으니 됐다’ 싶다. 아파트 베란다 우수관 쪽도 조만간 손을 봐야 하는데, 이번 옥상 일을 겪고 나니 엄두가 안 난다. 다음번에는 진짜 업체를 불러야 하나 싶다가도, 막상 견적을 생각하면 또 고민이 될 것 같다. 이번 옥상 방수는 딱 1년만 버텨주면 좋겠는데, 비가 많이 오면 어떨지 모르겠다.

우레탄프라이머를 샀다니, 옥상 곰팡이 예방에도 신경 써야겠어요.
이끼 때문에 그냥 포기하신 게 답이긴 하네요.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꼼꼼하게 닦아내지 않으면 결국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처음에 자꾸 부족한 느낌이 들었는데, 꼼꼼하게 덧칠하는 것보다 그냥 덮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겠네요.
마음에 안 들면 덧칠은 생각을 해야겠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꼼꼼하게 못하면 나중에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