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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길래 보일러 문제인 줄만 알았지

바닥 장판 아래로 흥건해진 습기

어느 날 퇴근하고 들어왔는데 안방 장판 모서리 쪽이 눅눅하더라. 처음엔 그냥 창문 열어두고 환기 안 시켜서 습기가 찼나 싶었다. 근데 며칠 지나니까 그 눅눅함이 점점 넓어지는 거다. 결국 장판을 살짝 들춰봤더니 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당황해서 바로 보일러실로 달려갔다. 우리 집은 경동나비엔 보일러를 쓰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온도 조절기를 들여다봐도 특별한 에러 코드는 안 떠 있었다. 단순히 보일러 전원을 껐다 켜고 가스 밸브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기미가 안 보였다. 이미 밑에 사는 아랫집 천장까지 젖기 시작했다는 연락을 받은 뒤에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분배기 누수와 배관의 노후화

배관 설비 업체를 두 군데 불렀다. 첫 번째 온 기사님은 바닥을 다 까야 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길래 너무 겁이 났다. 비용도 천차만별이었다. 누수 탐지 비용만 해도 3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를 부르는데, 공사 범위에 따라 금액이 확 뛸 수 있다는 말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결국 다른 곳을 하나 더 알아봤는데, 그분은 분배기 쪽을 꼼꼼히 보시더니 난방 분배기가 낡아서 거기서 미세하게 물이 새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보일러 본체가 아니라 분배기 문제라니, 그래도 바닥 다 깨부수는 것보다는 다행이다 싶었다. 10년 넘게 살면서 분배기 교체는 한 번도 안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터질 때가 된 거였나 싶기도 하고.

작업 당일의 소란스러움

작업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됐다. 생각보다 분배기 부품값이랑 교체 인건비가 꽤 나오더라. 대략 40만 원 조금 넘게 들었는데, 이거 말고도 아랫집 천장 도배 비용도 따로 챙겨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했다. 분배기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배관 고압 세척도 같이 하면 좋다고 해서 겸사겸사 진행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세척을 하는데 기존 배관에서 녹물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배관을 싹 훑어내니 속은 시원한데, 이 배관들이 과연 얼마나 더 버텨줄까 하는 불안함은 계속 남았다. 작업하시는 분이 바닥 난방 시공한 지 오래된 집들은 분배기만 바꿔도 일단 누수는 잡히지만, 나중에 배관 전체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애매한 답변을 남기고 가셨다.

수리 후에도 남는 알 수 없는 불안감

분배기를 교체하고 나니 확실히 바닥으로 물이 올라오는 현상은 멈췄다. 아랫집에도 일단 사과하고 상황을 전달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장판 밑이 완전히 뽀송해지지는 않더라. 이게 잔류 습기인지, 아니면 아직 어딘가에서 미세하게 더 새고 있는 건지 도통 알 길이 없다. 습도계를 사서 매일 확인하는데 수치가 아주 조금씩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해결은 된 것 같은데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불편하다. 누수라는 게 한번 겪고 나니 이제는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만 들어도 예민해진다.

난방비 걱정과 다음 대책

요즘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보일러를 계속 돌려야 하는데, 배관을 청소했으니 전보다는 효율이 좋겠지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예전에는 전기보일러 전기세가 무서워서 방마다 밸브를 잠그고 지냈는데, 분배기를 바꾸고 나니 밸브 조작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래도 이게 언제 또 말썽을 부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기적으로 보일러실을 들여다보게 된다. 당분간은 큰 공사 없이 버텼으면 좋겠는데, 나중에 배관 전체를 다 갈아엎어야 하는 날이 오면 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벌써부터 겁이 난다. 그냥 이번에 분배기만 바꾼 게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나중에 더 큰 돈 들일 일을 만든 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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