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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쩌다 시작된 마룻바닥 뜯기

거실에서 TV를 보는데 이상하게 발바닥이 끈적한 느낌이 들었다. 여름철 습기 때문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자세히 보니 안방 쪽 마룻바닥 사이로 물기가 비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청소하다 물을 쏟았나 싶어 닦아냈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바닥재가 벌어지고 습한 냄새가 올라오는데, 그때야 직감했다. 이건 단순한 결로가 아니라 아래 어딘가에서 물이 새고 있다는 거다.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했더니 보일러 분배기 쪽을 먼저 확인해보라고 하더라. 사실 20년 된 구축 아파트에 살면서 보일러 교체나 배관 점검은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분배기 누수와 설비업체 찾기

급하게 지역 설비업체를 불렀다. 오신 분이 장비를 가져와서 보시더니 분배기 밸브 노후화로 인한 미세 누수 같다고 했다. 수리비는 40만 원 정도 나올 거라고 했다. 처음에는 그냥 부품만 바꾸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뜯어보니 상황이 복잡했다. 분배기 주위 배관이 다 삭아서 건드리면 터질 것 같다는 거다. 이게 참 애매하다. 그냥 밸브만 교체하고 끝낼지, 아니면 아예 배관까지 전체적으로 손을 볼지 결정해야 했다. 결국 120만 원 정도의 추가 견적을 받았는데, 당장 돈도 문제지만 공사 규모가 커지는 게 더 스트레스였다. 동네에서 유명한 곳이라길래 무작정 믿고 맡겼는데, 막상 작업 시작하니까 주변 마루까지 다 뜯어내야 해서 집안이 엉망이 됐다.

온도조절기와의 씨름

수리를 마친 뒤에도 찜찜함은 가시지 않았다. 작업하시는 분이 요즘 나오는 디지털 온도조절기로 바꾸는 게 좋다고 해서 15만 원 정도를 더 들여 교체했는데, 이게 또 문제였다. 기존 시스템과 호환이 잘 안 되는지 자꾸 밸브가 열려 있는데도 방이 차갑다. 며칠 뒤에 다시 오셔서 봐주시긴 했는데, 여전히 온도가 오락가락한다. 차라리 옛날 방식의 아날로그 다이얼이 마음 편했다 싶기도 하다. 경동나비엔이나 귀뚜라미 같은 유명 브랜드 대리점을 부르는 게 나았을지, 아니면 그냥 동네 설비 사장님한테 부탁한 게 다행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공사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조절기 설정하는 법을 다 익히지 못했다.

비용과 시간의 딜레마

공사 기간은 하루면 끝날 줄 알았는데, 결국 이틀이 꼬박 걸렸다. 처음 견적 받았던 금액보다 부대 비용이 자꾸 늘어났다. 마루 보수 비용은 예상치도 못했고, 폐기물 처리비까지 따지니 생각보다 지출이 컸다. 보일러 본체 교체비용이랑 비슷하게 나갈 것 같아서 차라리 이럴 거면 보일러까지 싹 갈아버릴 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 사람들은 배관 청소도 꼭 같이 하라고 하던데, 이번에 분배기 작업하면서 청소까지 다 했으니까 괜찮겠지 싶다가도 나중에 또 어디서 물이 샐까 봐 불안한 마음이 든다. 사실 요즘도 가끔 밤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잠을 설치곤 한다.

지금 남은 불안함

공사는 끝났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다. 안방 구석에 덧댄 마루가 조금 들떠 보이는데, 습기가 덜 빠진 건지 아니면 시공이 잘못된 건지 알 길이 없다. 사장님은 몇 달 지나면 자리 잡을 거라고 하는데, 그 말을 온전히 믿기에는 이미 내 눈앞에서 보았던 배관의 삭은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겨울이 오면 난방비를 아끼려고 외출 모드 대신 밸브를 잠그는 방식을 써야 한다는데, 이렇게 불안한 상태에서 밸브를 건드려도 될지 모르겠다.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었다고 생각하려 해도, 이번 누수 사건은 참 여러모로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며칠 뒤면 관리비 고지서가 나올 텐데, 난방비가 얼마나 나올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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