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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천장이 젖어간다는 연락을 받고 주말 내내 겪었던 소동

보일러 물보충 에러코드를 가볍게 넘겼던 일주일의 시간

보일러실 바닥이 아주 묘하게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세탁기 배수관에서 물이 조금 튀었나 싶었다. 닦아내면 그만이었고, 한동안은 또 괜찮아 보였으니까 그냥 그렇게 넘어갔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에 출근하려는데 보일러 조절기에 초록색 불이 깜빡거리면서 물보충 에러코드가 떴다. 이때만 해도 그냥 보일러가 낡아서 가끔 오작동을 일으키는 줄 알았다. 코드를 뺐다 끼우니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길래 별일 아니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출근길에 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본격적인 보일러배관누수 조짐이었는데, 내가 배관이나 기계 쪽에 워낙 무지했던 탓에 일주일이라는 아까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말았다. 미세하게 물이 새어 나가면서 보일러 내부의 압력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던 건데, 그걸 단순 오작동으로 치부해 버린 대가는 생각보다 컸다.

아랫집 다용도실 천장부터 시작된 물방울과 젖어가는 도배지

아랫집에서 연락이 온 건 퇴근길 버스 안에서였다. 아래층 사는 분이 평소에 목소리를 높이거나 까칠한 성격도 아닌데, 전화기 너머 목소리에 다급함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자기네 다용도실 천장 모서리 쪽 벽지가 울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싱크대 위쪽 천장까지 거뭇거뭇하게 얼룩이 번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예전에 친구가 서대문구누수 때문에 아랫집 천장 도배를 싹 다 해줬다며 한탄하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저 남의 일처럼 흘려들었는데, 막상 내 상황이 되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만 던져두고 아래층에 내려가서 천장을 확인해 보니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했다.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미 넓게 퍼진 누런 물자국이 싱크대 상부장 뒤쪽까지 파고들고 있었다. 화장실누수 문제인가 싶어서 우리 집 화장실 변기 주변이나 세면대 아래도 훑어봤지만 거기는 뽀송뽀송하기만 했다. 결국 거실이나 싱크대 밑 어딘가에서 물이 새어 나와 아랫집으로 타고 내려가는 게 틀림없어 보였다.

동네 설비점과 전문 누수탐지 업체를 두고 고민했던 과정

급한 마음에 휴대폰을 붙잡고 인터넷으로 온갖 정보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우리 동네 근처인 강북구누수 검색어부터 시작해서 도봉구누수탐지 업체까지 샅샅이 뒤졌다. 블로그 글들은 죄다 자기들이 최고라며 똑같은 장비 사진만 늘어놓아 되려 신뢰가 가지 않았고, 예전에 친척이 살던 양천구누수탐지 사례나 회사 동료가 겪었던 중구누수탐지 후기까지 물어보며 업체를 고민했다. 동네 큰길가에 있는 철물점 겸 설비 업체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일단 와서 의심되는 바닥을 대충 뜯어보고 배관을 찾아야 한다는 식으로 무덤덤하게 말씀하셨다. 비용은 조금 덜 들지 몰라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온 집안 방바닥을 여기저기 깨부수며 헤집어 놓을까 봐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결국 가스나 청음 장비 같은 전문 도구를 쓴다는 오케이누수탐지센타나 양군누수 같은 곳을 불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주말이라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토요일 아침 일찍 출장이 가능하다는 업체를 겨우 섭외할 수 있었다. 탐지 비용과 누수 지점 한 곳을 깨서 배관을 때우는 조건으로 보통 45만 원에서 50만 원 선이라는 대략적인 견적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큰 지출이라 가슴이 쓰렸지만 아래층 피해가 더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가스식 탐지기와 청음식 장비로 찾아낸 싱크대 밑 배관의 균열

토요일 아침 9시 정각에 기사님 두 분이 커다란 기계 상자들과 공구 통을 들고 초인종을 눌렀다. 도봉구 쌍문동 빌라의 좁은 골목길에 주차하는 것부터 한바탕 난리를 피워야 했지만, 어찌어찌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기사님들은 오자마자 보일러 밑으로 들어가 연결 배관들을 분리하더니 콤프레셔로 공기를 불어 넣는 압력 테스트를 시작하셨다. 배관 안에 공기를 가득 채우고 압력이 새어 나가는지 게이지를 보는 작업이었는데, 온수 배관 쪽 압력 지침이 스르륵 내려가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확실히 온수 배관 쪽이 터졌다는 진단이 나오자 차라리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이어서 가스 탐지기와 청음 장비를 들고 집안 곳곳을 기어 다니며 누수 지점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지인이 방이동누수탐지 진행할 때 가스 경보기가 삑삑거리며 위치를 잡는 게 신기하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우리 집에서도 거실을 지나 싱크대 밑쪽으로 탐침기를 가져가자 삐- 하는 날카로운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정확한 보일러누수 발원지는 싱크대 아래 구석의 보일러 분배기 근처 바닥이었다. 일전에 노원구 공릉동누수탐지 사례를 검색했을 때도 싱크대 밑 분배기 주변 연결부가 가장 자주 터진다고 하더니 우리 집도 딱 그 꼴이었다.

시멘트를 깨고 배관을 새로 연결하는 다섯 시간 동안의 소음과 먼지

누수 지점을 찾았으니 이제 바닥 콘크리트를 깨야 했다. 싱크대 밑의 그 좁은 틈새로 어떻게 작업하려나 걱정스러웠는데, 기사님이 싱크대 하단 걸레받이를 힘겹게 뜯어내고 몸을 반쯤 집어넣은 상태로 소형 해머드릴을 돌리기 시작하셨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좁은 주방 공간으로 시멘트 먼지가 뽀얗게 날려 가구 위로 가라앉았다. 비닐로 보양 작업을 해두긴 했지만 미세한 먼지들이 문틈을 넘어 거실까지 흘러나오는 걸 막기란 불가능했다. 콰콰쾅 하는 진동이 발바닥을 타고 전해질 때마다 혹시라도 아랫집이나 옆집에서 시끄럽다고 쫓아올까 봐 조마조마해서 현관문 밖을 흘금거렸다. 한 시간 가까이 콘크리트 바닥을 파 내려간 끝에 드디어 젖어있는 흙더미 속에서 낡은 초록색 동파이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파이프가 꺾여 들어가는 용접 부위에 머리카락 굵기만 한 미세한 균열이 가 있었고, 비눗물을 끼얹자 거품이 보글보글 솟아올랐다. 기사님은 문제가 된 동파이프 구간을 그라인더로 잘라내고 요즘 많이 쓴다는 에이콘 배관으로 튼튼하게 다시 연결해 주셨다. 미장까지 완전히 끝마치고 기사님들이 짐을 챙겨 나가신 시각은 이미 오후 2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서너 시간 넘게 소음과 먼지 속에서 시달리다 보니 머리가 다 지끈거렸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여전히 가시지 않는 불안감

바닥을 덮은 미장 시멘트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사흘 정도는 싱크대 밑을 열어두고 환기해야 한다고 했다. 아랫집 천장은 콘크리트 속에 머금어진 물기가 완전히 마르는 데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으니, 그때 가서 벽지가 완전히 마르면 다시 이야기해서 도배를 진행하자고 합의를 보았다. 일단 큰돈을 치르고 먼지구덩이 속에서 소동을 피운 덕에 급한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공사가 끝나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보일러 옆을 지나갈 때마다 습관적으로 조절기 화면을 쳐다보게 된다. 혹시라도 또 물보충 에러 코드가 깜빡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번에 수리한 곳은 막았지만, 집 전체에 깔린 다른 낡은 동배관들이 언제 또 압력을 못 이기고 터질지 모른다는 찝찝함이 가시지 않는다. 강남구누수탐지 현장을 자주 다닌다는 기사님 말로도 노후 주택은 한 군데를 막으면 수압이 다른 약한 부위로 몰려 또 터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던데, 부디 이번 땜질로 올겨울만이라도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여전히 싱크대 밑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미지근한 시멘트 냄새 때문에 거실 창문을 닫지 못하고 있다.

“아랫집 천장이 젖어간다는 연락을 받고 주말 내내 겪었던 소동”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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