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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안방 천장에 얼룩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 시작된 골치 아픈 일주일

아랫집 안방 천장에 갑자기 나타난 누수 자국

어느 날 퇴근길에 아랫집 총무라는 분한테 전화가 왔다. 자기 집 안방 천장에 물 얼룩이 생겼는데 아무래도 우리 집에서 물이 새는 것 같다고 내려와서 좀 봐달라는 얘기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귀찮기도 하고 우리 집은 바닥이 축축하지도 않은데 왜 우리 집 탓을 하나 싶은 마음이 컸다. 내려가서 보니 안방 천장 한구석 벽지가 누렇게 변해 있었고 미세하게 물기가 느껴졌다. 우리 집 안방 바로 아래쪽인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물이라는 게 참 묘한 게 바로 위에서 새는 게 아니라 다른 데서 흘러 들어올 수도 있다고 들은 적이 있어서 일단은 우리 집 문제인지 확실하지 않으니 알아보겠다고 하고 올라왔다. 강북구 번동의 오래된 빌라 3층에 살다 보니 언제 어디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이긴 했다.

변기 부속과 화장실 바닥 타일만 뜯어보며 허비했던 시간

우리 집 안방 바로 옆이 부부 욕실이라 처음에는 화장실바닥누수나 변기 쪽을 의심했다. 변기 뒤쪽 밸브에서 물이 미세하게 새서 타일 틈으로 스며든 건 아닌가 싶어서 변기 부속을 사다가 직접 갈아 끼우기도 했다. 철물점에서 몇 천 원짜리 부속을 사서 낑낑대며 바꿨는데도 아랫집 물 얼룩은 마를 기미가 안 보였다. 오히려 얼룩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화장실 바닥 타일 줄눈이 깨진 곳으로 물이 들어갔나 싶어서 마트에서 침투성 방수제를 사다가 바닥에 들이붓고 며칠을 말려보기도 했다. 전문 업체를 부르면 돈이 크게 깨질 것 같아 혼자서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잔머리를 굴렸던 건데, 결과적으로 시간만 사나흘 더 끌면서 아랫집 피해만 키운 꼴이 됐다.

강북구 지역 업체를 불러 진행한 가스식과 청음식 탐지

결국 내 선에서는 해결이 안 되겠다 싶어서 인터넷으로 강북구누수탐지 업체를 검색해 전화를 돌렸다. 아침 9시쯤 사장님이 장비를 잔뜩 들고 방문하셨다. 오자마자 보일러실로 가시더니 배관을 분리하고 압력 검사를 시작하셨다. 직수, 온수, 난방 배관에 각각 공기를 불어넣어 압력이 떨어지는지 보는 작업이었다. 온수배관 쪽 압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걸 보니 백퍼센트 온수관 누수라고 하셨다. 그 다음에는 누수 지점을 찾아야 하는데 가스 탐지기와 청음식 탐지기를 동시에 쓰셨다. 배관에 특수 가스를 주입해 새어 나오는 곳을 가스 측정기로 찾는 방식인데, 대략적인 위치를 잡는 데는 가스 탐지가 빠르다고 한다. 하지만 정확히 바닥 어디를 깨야 할지 결정할 때는 청음식 탐지기로 바닥에 청진기 같은 걸 대고 미세하게 새는 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짚어내야 했다. 옆에서 지켜보는데 숨소리도 크게 못 낼 만큼 긴장감이 흘렀다.

보일러실 밑바닥 콘크리트를 깨고 드러난 노란색 온수 배관

싱크대 밑인가 싶어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보일러실 바로 앞 복도 바닥 쪽에서 소리가 잡혔다. 사장님이 망치와 브레이커를 들고 바닥 콘크리트를 깨기 시작했다. 먼지가 온 집안에 뿌옇게 날리고 귀가 먹먹할 정도로 소음이 심했다. 한참을 파내려가니 드디어 젖은 흙이 나오고 노란색 배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눗물을 뿌려보니 뽀글뽀글 거품이 일어나는 게 눈에 보였다. 배관이 꺾이는 엘보 부위 근처에 미세한 균열이 가 있었다. 뜨거운 물이 들어왔다 식었다 하면서 배관이 수축 팽창을 반복하다가 오래되어 버티지 못하고 갈라진 것이라고 했다. 문제의 구간을 잘라내고 새 배관으로 연결하는 작업 자체는 30분도 안 걸렸는데, 그 좁은 구멍을 파내고 정확한 지점을 찾는 데만 서너 시간이 걸린 셈이었다. 다 끝나고 미장까지 하고 나니 오후 2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75만 원의 지출과 공사가 끝난 뒤에도 계속되는 찜찜함

이번 누수 공사로 탐지비와 배관 교체, 미장 비용을 합쳐 총 75만 원을 지불했다. 생각보다 목돈이 훅 나갔는데, 아랫집 도배 비용까지 보상해 줘야 하니 머리가 더 지끈거렸다. 다행히 예전에 들어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 생각나서 서류를 준비하긴 했지만 과정이 번거롭고 서류 항목도 많아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게다가 공사가 끝난 지 나흘이 지났는데도 아랫집 천장의 물기는 완전히 마르지 않았다. 사장님 말로는 콘크리트가 머금은 물기가 다 마르려면 최소 2~3주는 걸린다고 하지만, 매일 퇴근할 때마다 아랫집 천장이 혹시 아직도 젖어 있나 신경 쓰여서 마음 편히 쉬지를 못하겠다. 이 찝찝함이 완전히 가시려면 아무래도 한 달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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