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아랫집 아주머니한테 문자가 왔다. 안방 천장 벽지가 젖어 들어가는 것 같다고. 처음에는 그냥 습기 때문인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사진을 받아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누런 얼룩이 제법 크게 번져 있었다. 우리 집 화장실이랑 안방 사이 벽면 쪽이었는데, 대체 어디서 새는 건지 도저히 감이 안 잡혔다.
일단 관리사무소를 불렀다
관리사무소 직원분이 올라와서 보일러 배관 쪽 압력을 체크해줬는데, 다행히 보일러 배관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그럼 화장실 방수 문제인가 싶어서 여기저기 검색해보는데, 방이동누수탐지 업체가 정말 너무 많았다. 다들 자기들이 최고라고 하니 어디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냥 후기가 좀 많아 보이는 곳으로 대충 골라 전화를 걸었다. 예약이 밀려서 다음 날 오후에나 올 수 있다고 했다. 그 하루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혹시라도 아랫집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면 어떡하나 싶어서 밤새 화장실을 안 썼다.
탐지 장비가 생각보다 거창했다
다음 날 오신 기사님은 덩치 큰 가방들을 몇 개 들고 오셨다. 청음식 탐지기라는 걸 귀에 꽂고 바닥을 이리저리 훑는데, 옆에서 지켜보는 나까지 긴장됐다. 한 30분 넘게 조용히 바닥만 살피시더니, 거실과 화장실이 이어지는 지점 어딘가에서 소리가 좀 다르게 들린다고 하셨다. 비용은 기본 출장비 포함해서 대략 3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 정도 생각하면 된다고 미리 말씀해주셨는데, 처음에는 좀 비싼가 싶다가도 장비를 보니 그 정도는 하겠다 싶었다. 결국 장판을 좀 걷어내고 바닥을 살짝 깼는데, 진짜로 배관 연결 부위에서 미세하게 물이 새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큰 공사로 번졌다
단순히 고무 패킹 정도만 갈면 되는 줄 알았는데, 배관이 생각보다 많이 삭았다고 했다. 결국 주변 바닥을 더 넓게 파헤쳐야 했다. 거실 한복판을 깨는 건 생각도 못 했는데, 먼지가 온 집안을 뒤덮었다. 공사 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저녁 7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그 와중에 아랫집 아주머니는 계속 올라와서 얼마나 더 걸리냐고 묻고, 나는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고. 누수라는 게 터지기 전까진 아무런 징후가 없다가 터지면 사람을 이렇게 피말리게 하는지 처음 알았다.
뒤처리도 생각보다 골치 아프다
배관을 수리하고 바닥을 다시 메우는 것까진 좋았는데, 파낸 자리에 시멘트를 바르고 나니 며칠은 그 위를 밟지 말라고 했다. 며칠 동안 거실 한복판에 시멘트 양생하는 구역을 만들어두고 생활하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게다가 파손된 타일이랑 벽지는 나중에 도배하는 분을 따로 불러야 한단다. 누수 공사 한 번에 신경 써야 할 게 왜 이렇게 많은지. 아랫집 도배랑 천장 복구는 또 어떻게 협의를 해야 할지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아직도 불안함이 남는다
다 고치고 나니 일단은 안심이다. 아랫집 아주머니도 이제 물은 안 샌다고 하니 다행이긴 한데, 이상하게 화장실에서 물소리만 들리면 귀가 쫑긋해진다. 이번에 배관 수리하면서 들었던 비용이 거의 70만 원 가까이 나왔는데, 혹시 또 다른 곳에서 터지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든다. 누수탐지 업체가 다녀갔어도 100% 완벽하게 해결된 건지 아니면 임시방편인 건지, 전문가가 아니니 알 수가 없으니까. 그냥 시간이 해결해주겠거니 하고 지내고 있는데, 집에 들어올 때마다 현관문 열기가 무서운 건 나뿐일까.

배관 문제처럼, 습기 문제도 원인을 정확히 찾기 어려운데,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