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빌라의 외딴 방을 작업실로 쓰려던 계획
광주 북구 우산동에 있는 오래된 빌라 3층으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가 바로 바닥 난방이었다. 이 빌라가 워낙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 안방과 거실을 제외한 구석진 작은방 하나는 보일러 배관이 아예 막혔는지 바닥이 얼음장 같았다. 창문 틈새로 황소바람이 불어오는데 바닥까지 차가우니 양말을 두 켤레씩 껴신어도 발가락 끝이 시려왔다. 처음에는 동네 설비업체에 물어보고 보일러 배관 교체 공사를 알아봤는데, 방 바닥 시멘트를 전부 깨부수고 배관을 다시 깐 뒤에 미장을 해야 한다고 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비용도 백만 원 단위로 훌쩍 넘어갈 게 뻔했고, 이삿짐이 이미 다 들어와 있는 상태라 집안 전체가 먼지 구덩이가 되는 것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결국 바닥을 깨지 않고 할 수 있는 덧방 식의 난방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전기판넬과 필름난방 사이에서 고민했던 지점
인터넷으로 전기판넬가격비교를 해보며 가장 저렴하고 간편한 방법을 찾아봤는데, 판넬은 철판 재질이라 위에 걸어 다닐 때마다 특유의 찌걱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바닥이 꿀렁거린다는 후기가 많았다. 게다가 두께가 제법 두꺼워서 방 문짝 밑부분을 깎아내야 할 수도 있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났다. 요즘 많이들 한다는 건식보일러나 건식난방시스템도 고민해 봤지만, 그건 보일러 기계 자체를 따로 달아야 하거나 벽면에 전용 온수 분배기를 설치해야 해서 구조가 복잡해 보였다. 결국 두께가 얇고 시공이 비교적 간편하다는 전기필름난방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광주 지역에서 출장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찾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퇴근길마다 검색을 거듭했고, 결국 ‘광주난방필름’ 관련 시공 사례가 많은 업체를 찾아 연락처를 겨우 수소문했다.
시공 당일 3층까지 자재를 옮기며 확인한 견적
다행히 주말에 일정이 맞는 작업자를 섭외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3층이라 사다리차를 부르기엔 비용이 아까워서 사장님과 함께 자재를 직접 계단으로 날랐는데, 이게 생각보다 부피도 크고 꽤 무거웠다. 시공할 방의 면적은 대략 4평 남짓이었는데, 단열재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필름을 재단해서 올린 뒤 전선을 연결하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되었다. 단열재와 필름을 고정하기 위해 테이프를 붙일 때마다 특유의 시큼한 접착제 냄새가 좁은 방 안에 가득 찼다. 시공하는 데 걸린 시간은 청소와 준비 작업을 포함해 대략 5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기존 바닥면이 평평하지 않고 문 앞쪽이 구릉처럼 약간 솟아오른 상태라, 수평을 맞추느라 단열재 밑에 보강 작업을 추가로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필름 시공비와 온도 조절기 가격까지 해서 대략 65만 원 정도 들었는데, 마감재로 깐 데코타일 비용은 별도여서 실제 총 지출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누전차단기가 내려갈까 걱정하며 조절기를 켜던 순간
시공이 다 끝나고 온도 조절기를 벽에 고정하면서 문득 이 방의 전기 용량이 감당이 될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필름난방은 평당 대략 500W에서 800W 정도의 전력을 소비한다고 들었는데, 4평을 꽉 채웠으니 최대로 틀면 3kW에 육박하는 전기를 쓰게 되는 셈이다. 이 오래된 빌라의 전체 계약 전력이 3kW인데, 이 방에서 필름을 풀가동하고 거실에서 전기포트나 전자레인지를 동시에 쓰면 누전차단기가 내려갈 확률이 매우 높았다. 실제로 첫날 신기해서 온도 조절기 다이얼을 8단계까지 올렸다가 10분쯤 지나서 툭 하고 차단기가 내려갔다. 작업실에서 한창 컴퓨터로 중요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모니터가 꺼지고 집안이 캄캄해졌을 때의 그 당혹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결국 이 방을 쓸 때는 조절기 온도를 4단계 이하로만 유지하고, 컴퓨터 외에 다른 전열기구는 절대 동시에 켜지 않는 나름의 규칙을 세워야 했다.
온돌 보일러와 달리 켜자마자 뜨겁지만 금방 식는 공기
그렇게 겨울을 한 철 보내며 느낀 전기필름의 온기는 기존의 온수 보일러와는 확실히 성격이 달랐다. 온수 보일러는 물이 데워져서 방 전체가 훈훈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켜면 온기가 오래 남는 반면, 필름난방은 켜자마자 5분도 안 되어 바닥이 뜨거워지지만 조절기를 끄는 순간 그 열기가 정말 씻은 듯이 사라진다. 흙침대나 황토보드를 깔았을 때 느껴지는 묵직한 잔열 같은 건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바닥만 뜨겁고 방 안의 공기는 여전히 차가워서 코끝이 시린 불균형 상태가 계속되었고, 결국 책상 밑에 개인용 발 난로를 따로 놓아야 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아예 바닥 단열을 제대로 하고 건식 온수 보일러를 놓았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종종 든다. 매달 날아오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볼 때마다 이 선택이 정말 최선이었는지 여전히 마음이 복잡하다.

단열재 깔고 필름 올린 거, 진짜 현명한 선택인 것 같아요. 흙침대처럼 잔열 느낌은 안 나더라고요.
바닥만 따뜻해지는 게 정말 아쉬워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망설였거든요.
4평에 3kW는 정말 엄청난데요. 전기세 계산도 잘 하시고, 안전하게 사용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