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에서 연락이 왔을 때 느꼈던 기분
거실 한쪽 벽면을 따라 눅눅한 자국이 번지기 시작한 건 지난달 주말 저녁이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습기가 찬 건가 싶어 제습기를 열심히 돌렸는데, 다음 날 아침이 되니 천장 벽지가 군데군데 젖어 있고 심지어 물방울이 맺혀 있더라고요. 이게 말로만 듣던 아파트 천장 누수구나 싶어서 등줄기가 서늘해졌습니다. 바로 윗집에 올라가서 조심스럽게 상황을 설명했는데, 윗집 아저씨도 꽤 당황하시더라고요. 본인 집 화장실이나 베란다 쪽에는 물기가 전혀 없는데 왜 아래층에서 그러냐며 의아해하시는 모습에, 이게 참 애매한 싸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업체 찾는 것부터가 난관이었어요
인터넷으로 ‘빌라누수공사’나 ‘수도배관누수비용’ 같은 검색어를 넣어봤는데, 나오는 광고가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어떤 곳은 출장비만 10만 원을 부르고, 어떤 곳은 아예 공사비 단가를 공개하지 않고 방문해봐야 안다고만 하니 답답했습니다. 결국 예전에 살던 빌라 누수 때 알게 된 사장님께 연락했는데, 하필 휴가 기간이라고 하셔서 당장 오시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렀네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분이 오셔서 윗집 수도 계량기를 잠시 확인해보셨는데, 그마저도 뚜렷한 변화가 없어서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이게 단순 결로인지, 아니면 아주 미세하게 새는 배관 문제인지 아무도 확답을 안 해주니 스트레스가 정말 컸어요.
곰팡이가 번지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어요
업체를 부르기 전 며칠 동안 벽지 상태는 눈에 띄게 나빠졌습니다.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속도가 정말 무섭더라고요. 누수인가 결로인가를 두고 윗집과 잠시 감정 섞인 대화를 나눈 적도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서로 예민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윗집 입장에서는 당장 눈에 보이는 물이 없으니 억울할 것이고, 저는 천장이 무너질까 봐 걱정되니 마음이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거든요.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30년 넘은 구축 아파트에서는 배관 노후화 때문에 이런 일이 생각보다 꽤 빈번하다더라고요. 고시원 누수 글 같은 걸 보면 더 심각한 곳도 많던데, 그나마 우리 집은 덜한 편인가 싶어 위안을 삼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수리비용과 예기치 못한 지출
결국 업체를 불러서 배관 압력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총비용은 대략 80만 원 정도 나왔는데, 이게 비싼 건지 싼 건지 비교할 대상도 마땅치 않더라고요. 수도 배관에서 미세하게 물이 새고 있었던 게 맞았고, 공사 시간은 생각보다 짧게 끝났지만 벽지를 다시 도배해야 하는 비용은 또 별도였습니다. 보험사를 통해 ‘급배수시설누출손해’ 특약이 있는지 확인해봤지만, 제가 들어둔 보험이 오래된 거라 보장 범위가 좁아 사실상 자비로 해결하는 수준이 되었죠. 미리 좀 챙겨둘 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어쩌겠어요.
아직도 비가 오면 걱정이 돼요
공사는 무사히 마쳤지만, 지금도 비가 많이 오거나 날이 습해지면 천장 쪽을 자꾸 쳐다보게 돼요. 심리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색깔이 변해도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제대로 고쳐진 게 맞겠지, 다른 배관은 괜찮겠지 하는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지질 않아요. 아파트 누수 책임 소재를 따지느라 몇 달씩 고생했다는 커뮤니티 글들을 보면, 저는 이 정도에서 끝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당장 큰돈이 나가고 집안이 며칠 동안 난장판이 되었던 기억 때문에, 다음번에 이사 갈 때는 연식보다 배관 상태를 제일 먼저 물어볼 것 같습니다. 이게 참, 겪어보기 전까진 절대 알 수 없는 일들이에요.

윗집에서 그런 경험을 하셨다니, 정말 안타깝네요. 특히 습도가 높은 날씨에 천장 상태를 계속 확인하는 불안함은 이해가 됩니다.
30년 넘은 아파트의 배관 문제 때문에 윗집도 걱정될 텐데요, 저도 비슷한 빌라에 살고 있어서 그 불안함이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