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윗집 아주머니가 벨을 누르더니 다짜고짜 우리 집 베란다 쪽에서 물이 새는 것 같다고 하셨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냥 타일 틈새에 물 좀 들어갔겠지 싶어서 실리콘 몇 개 사다가 덧바르면 되겠거니 했다. 동네 철물점에서 사 온 실리콘은 겨우 몇 천 원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이게 시작이었다. 막상 베란다 바닥을 꼼꼼히 살펴보니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타일 사이 줄눈은 다 들떠 있었고, 틈새를 메우려고 해도 밑바닥에 물이 이미 잔뜩 고여 있는지 눅눅한 냄새까지 올라왔다.
업체 고르다 지쳐버린 시간들
누수 전문 업체를 부르려니 어디가 정직한지 알 수가 없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죄다 ‘광고’인 것 같아서 지인들에게 물어물어 한 군데 연락처를 받았다. 한 업체는 대뜸 옥상 전체를 우레탄 방수로 덮어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곳은 베란다만 부분적으로 방수시트를 깔면 된다고 했다. 견적도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곳은 100만 원 초반대를 불렀고, 어떤 곳은 300만 원 가까이 요구했다. 공사 시간도 문제였다. 하루 만에 끝난다는 곳도 있었지만, 제대로 말리려면 며칠은 베란다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짐을 다 옮겨야 하는 게 너무 번거로웠다.
결국은 기초 공사가 문제라는데
결국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베란다 바닥을 다 뜯어내고 방수층을 새로 잡는 방식을 선택했다.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된 건데, 예전에 인테리어를 했던 집주인이 방수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타일만 덧방으로 깔아뒀던 게 화근이었다. 타일 아래가 썩어가고 있었던 거다. 공사 도구들이 좁은 베란다에 가득 차고, 드릴 소리가 며칠 동안 이어지니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 소음을 견디며 생각했다. ‘그냥 실리콘만 쏘고 버틸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잠깐 스쳤다.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의 늪
공사 중간에 업자분이 부르더니 배관 근처가 삭아서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건 처음에 견적 낼 때 보이지 않던 부분이라나. 공사 시작한 마당에 안 할 수도 없고, 결국 생각했던 예산보다 50만 원 정도가 더 추가됐다. 옥상 방수 페인트나 불소수지 도장 같은 이야기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막상 우리 집에서 방수 공사를 하고 나니 ‘기본 공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라는 뻔한 말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돈은 돈대로 나가고 집 안은 먼지투성이가 됐는데, 정작 윗집 아주머니는 ‘이제 괜찮은 것 같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시니 좀 허탈했다.
여전히 남은 찝찝함
공사가 다 끝났다고 하는데도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베란다 쪽을 자꾸 기웃거리게 된다. 정말로 물이 안 새는 건지, 아니면 또 어디선가 스며들고 있는 건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이다. 물은 워낙 예고 없이 새는 거라, 며칠 동안은 발소리만 크게 나도 흠칫하게 된다. 방수라는 게 눈에 보이는 게 아니니 수리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 편하기가 참 어렵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무작정 사람 부르기 전에 나부터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또 덜컥 겁부터 날 것 같다.

줄눈이 들떠 있는 거 보니까, 오래된 타일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덧방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도 있더라고요.
줄눈이 들떠있고 물이 早就 고여있었다니,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제 잘못이네요.
줄눈 들뜬 거 보니까, 타일 덧대기 생각은 안 한 건지 꼼꼼하게 점검했어야 했는데 그런 걸 생각하니 좀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