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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에서 떨어진 물 때문에 천장을 뜯어내야 했다

갑자기 시작된 천장의 곰팡이 냄새

처음에는 단순히 습기가 좀 차나 싶었다. 가게 구석, 딱히 손님이 앉지 않는 테이블 위쪽 천장 벽지가 유난히 누렇게 변해갔다. 처음에는 그냥 환기가 부족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꿉꿉한 곰팡이 냄새가 매장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설마 이게 누수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대전의 낡은 상가 건물을 임차해서 들어온 지 3년 차, 그동안 큰 탈 없이 지내왔기에 이런 상황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처음에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벽지가 젖어있는 정도라 관리사무소에 전화하는 것도 왠지 유난 떠는 것 같아서 망설였다. 하지만 퇴근길에 보니 바닥에 웬 물방울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었고, 그제야 아차 싶었다.

관리사무소와 위층 주인 사이의 기싸움

결국 관리실 직원을 불렀는데, 그분도 천장을 쓱 한번 훑어보더니 바로 윗집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윗집은 지금 개인 사무실로 쓰는 곳인데, 주인은 출장이 잦다며 본인이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누수 탐지 업체를 부르려 해도 윗집 문을 열어줘야 가능하지 않은가. 그 과정에서 쓴 시간만 꼬박 일주일이었다. 내가 직접 올라가서 문을 두드리고, 사정사정해서 간신히 열쇠를 건네받았다. 윗집 바닥을 뜯어보니 화장실 근처 배관에서 미세하게 물이 새고 있었다. 비용 문제도 골치 아팠다. 윗집 주인은 처음에는 본인 과실이 아니라고 우기다가, 나중에 배관 노후화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수리비의 절반만 부담하겠다는 소리를 했다. 가게 영업을 당장 중단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변호사를 선임해서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던데, 그럴 정신적 여유는 없었다.

50만 원이면 끝날 줄 알았던 누수 탐지의 현실

누수 탐지 업체는 대전 지역에서 평이 괜찮다는 곳을 급하게 섭외했다. 누수 탐지 비용만 기본 3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를 불렀는데, 나중에 배관 공사까지 포함하면 백만 원은 훌쩍 넘을 거라 했다. 막상 공사가 시작되니 생각보다 훨씬 큰일이 되었다. 화장실 바닥을 다 파헤쳐야 했고, 그 소음과 먼지 때문에 며칠 동안은 정상 영업이 불가능했다. 공사비로 180만 원 정도가 나갔는데, 이 돈을 윗집과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결국 내가 먼저 결제하고 윗집에 영수증을 보내 청구하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입금해준다는 날짜를 두 번이나 어겨서 몇 번이나 독촉 문자를 보내야 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사람에 대한 피로감이 밀려왔다.

땜질 처방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불안감

공사는 무사히 끝났다고 한다. 천장 벽지도 다시 도배했고, 곰팡이 냄새도 어느 정도 잡혔다. 하지만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괜히 천장을 쳐다보게 된다. 이게 정말 근본적인 해결책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 예전에 뉴스에서 본 1천억대 빌딩도 배관 문제로 수년 동안 누수가 재발한다던데, 내 가게라고 다를 게 있을까. 관리실에서는 윗집 배관 전체를 교체하지 않는 이상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다고 무심하게 한마디 던졌는데, 그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300만 원 넘게 쓴 것 같은데, 여전히 불안함은 그대로다.

다음엔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떨까

이제는 조금만 천장에 얼룩이 생겨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혹시 또 물이 새는 건 아닌가 싶어 며칠 전에는 직접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천장 텍스를 뜯어보기도 했다. 물론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만큼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거겠지. 이번에는 그나마 윗집 주인이 협조라도 해줬지만, 만약 다음번에 문제가 터졌을 때 저 사람이 없다면 어떡하지 싶다. 이사 가기 전까지는 이 찜찜한 기분을 계속 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당장 눈앞의 물은 닦아냈지만, 건물의 노후라는 건 내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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