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며칠 내리던 날 거실 천장에 곰팡이가 조금씩 피어오르는 걸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작년 이맘때 안양 쪽에서 옥상 방수 공사를 했던 지인이 꽤 큰 비용을 들였다는 얘기가 기억나서 덜컥 겁부터 났다. 솔직히 나는 방수라고 하면 그냥 페인트처럼 초록색 액체를 바르면 끝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셀프로 에폭시 코팅이나 해볼까 생각도 했는데, 막상 옥상에 올라가 보니 상황이 영 달랐다. 바닥은 여기저기 갈라져 있었고, 특히 배수구 근처는 물길이 제대로 안 잡혀서 이끼까지 끼어 있었다.
업체 찾기부터가 첩첩산중
견적이나 좀 받아볼까 싶어서 인터넷에 ‘안양옥상방수’를 검색했는데, 정말이지 똑같은 광고 문구만 가득했다. 어디는 우레탄 도막 방수가 최고라고 하고, 어디는 무슨 특수 공법을 쓴다는데 비용이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곳은 평당 10만 원대라고 적어놓고 막상 통화해보면 현장 상황 봐야 한다며 가격을 뭉뚱그려 대답했다. 옥상방수공사비용이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는데, 이게 단순히 바닥만 칠하는 게 아니라 크랙을 메우는 밑작업이 더 중요하단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다들 자기네 방식이 아니면 1, 2년 안에 다시 샌다고 겁을 주니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점점 피로해졌다.
베란다 코킹까지 신경 써야 할지 고민
옥상 문제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는 베란다 코킹 작업도 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 사실 빗물이 어디로 들어오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게 제일 짜증 나는 지점이다. 외벽 방수까지 다 건드려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그러면 공사 규모가 아예 달라지니까 예산이 어디까지 뛸지 감도 안 잡혔다. 서초구 지원 사업 같은 뉴스를 봐도 소규모 공동주택은 우선순위가 밀리기 일쑤라는데, 개인 단독주택은 오로지 내 돈으로 다 해결해야 한다는 게 새삼 무겁게 느껴졌다. 결국 옥상 바닥 상태가 워낙 안 좋아서 일단 바닥부터 잡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이게 정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지 여전히 의문이다.
밑작업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중
공사를 시작하면 며칠은 옥상을 아예 쓰지 못한다고 했다. 짐을 다 옮기고 건조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일주일은 족히 걸릴 텐데, 그동안 갑자기 비라도 오면 어쩌나 싶은 걱정도 크다. 어차피 할 거면 날씨 좋을 때 빨리 끝내는 게 낫다는데, 요즘 날씨가 워낙 변덕스러워서 공사 일정을 잡기도 쉽지 않다. 업체 몇 군데를 더 불러서 현장 확인을 부탁했는데, 견적서마다 공사 범위가 조금씩 달라서 골치가 아프다. 한 곳은 그라인더로 표면을 다 깎아내야 한다고 하고, 다른 곳은 부분 보수만 해도 충분하다 하니 나 같은 초보자가 판단하기엔 너무 어렵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결국 몇 군데 업체와 통화를 마쳤지만, 여전히 고민 중이다. 방수를 제대로 안 해서 나중에 내부 벽지까지 다 뜯어내고 다시 도배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지금 제대로 하는 게 맞는데, 지갑 사정은 또 그게 아니니까 말이다. 우레탄 옥상 방수를 한 번 하면 보통 3년에서 5년은 간다는데, 그 사이에 다시 누수가 발생하면 그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차라리 처음부터 건물을 새로 올린 것도 아니고, 노후된 주택에서 사는 이상 누수는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 같은 건가 싶기도 하다. 거실 천장에 핀 곰팡이를 닦아내며, 당장 내일이라도 날이 맑아지면 다시 업체에 연락해봐야겠다는 생각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