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걸려온 아랫집의 전화
아랫집에서 인터폰이 왔던 건 딱 새벽 1시쯤이었다.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거실 인터폰이 울려서 깜짝 놀랐다. 아랫집 아주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우리 집 화장실 문턱이 좀 젖어 있기는 했는데, 그게 아래층까지 영향을 줄 거라곤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잠결에 일단 사과를 드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살펴보겠다고 했는데, 막상 아랫집에 내려가 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안방 천장 벽지가 누렇게 떠 있고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했다. 이게 단순한 누수가 아니라 뭔가 더 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누수탐지업체를 부르기까지의 고민
누수탐지라는 걸 처음 해보는 터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수도 누수 탐지 비용이 보통 3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인 것 같았다. 물론 어디를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공사비는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아는 사람도 없고 무작정 유명하다는 곳에 전화를 돌렸다. 어떤 곳은 너무 비싼 금액을 불렀고, 어떤 곳은 이번 주말까지는 스케줄이 꽉 찼다고 했다. 결국 집 근처에서 급하게 간판 보고 연락한 곳을 불렀는데, 아저씨가 오자마자 거창한 장비를 꺼내더니 ‘이건 100% 온수 배관 문제’라고 단정 지었다. 정말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내 직감을 테스트해보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조금 답답했다.
거실 바닥을 뜯어내던 날의 소음
결국 온수 분배기 쪽 어딘가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서 거실 바닥을 일부 깼다. 마루를 뜯어내고 시멘트 바닥을 파헤치는데, 그 소음과 먼지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었다. 하루면 끝날 줄 알았는데 이틀이 지나고 3일이 지나도 작업은 계속됐다. 처음엔 빨리 고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우리 집이 공사 현장이 되니 너무 피곤했다. 특히 배관을 새로 교체하고 다시 미장하는 과정에서 보일러를 며칠 동안 못 썼다. 아이들이랑 같이 지내는데 온수가 안 나오니 화장실 갈 때마다 찬물로 씻어야 해서 정말 곤욕이었다. 공사비로만 대략 150만 원 정도가 나갔는데,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당황스러웠다.
의심이 가시지 않는 불확실한 결과
공사를 다 끝내고 아랫집 천장을 말리고 벽지를 다시 바르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공사를 마친 뒤에도 아주머니가 가끔 ‘여전히 습한 느낌이 든다’고 하신다. 업체 아저씨는 ‘이제 배관은 완벽하니 기다리면 마른다’고 큰소리치는데, 나로서는 이게 정말 제대로 된 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다시 물이 새면 어떻게 해야 하나, 또다시 바닥을 파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누수라는 게 한번 경험하고 나니, 이제는 화장실에서 물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버릇이 생겼다. 고쳐졌다고는 하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다.
마무리되지 않은 불안감
아랫집 아주머니와의 관계도 좀 어색해졌다. 예전에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웃으며 인사했는데, 이제는 뭔가 서먹하고 불편한 기운이 흐른다. 공사 비용을 우리가 다 부담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아파트 관리실에 일상배상책임보험 같은 걸로 일부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일이 너무 복잡해서 포기했다. 그냥 빨리 다 마르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이게 누수 공사의 끝인 건지, 아니면 단지 폭풍전야인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어제는 화장실 환풍기 쪽에서 물이 한 방울 떨어지는 걸 본 것 같아 다시 잠을 설쳤다. 정말 이게 끝이 맞을까.

밤에 환풍기 소리가 들려 불안했는데, 온수 문제 때문에 더 걱정이 많았네요. 그래도 빨리 마르기를 기다리는 게 답일까요?
배관 문제 때문에 아이들도 같이 지내야 하니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보일러 안 쓸 때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공사 후에 습한 느낌이 계속 드신다니, 정말 답답하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불안함이 얼마나 힘든지 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