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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오면 창틀에서 시작되는 묘한 습기 때문에

창틀에서 시작된 작은 얼룩

거실 벽지에 처음으로 얼룩이 졌을 때만 해도 그냥 환기를 잘못해서 결로가 생겼나 싶었다. 경기 광주로 이사 온 지 딱 3년째 되는 날이었는데,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벽지 색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나중에는 손으로 만지면 축축함이 느껴질 정도가 됐다. 사실 처음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물어봐야 하나, 아니면 윗집에 가서 물어봐야 하나 고민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냈다. 아랫집에서는 천장에 물이 샌다고 난리인데, 정작 우리 집은 안방 창틀 밑이 문제인 상황이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도 안 잡혔다.

사설 업체를 불러도 확실하지 않은 원인

결국 답답한 마음에 인근에 있는 누수 업체를 몇 군데 알아봤다. 누수 탐지 비용만 해도 업체마다 부르는 게 값이었다. 어떤 곳은 30만 원 정도면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했고, 어떤 곳은 장비를 동원해서 정밀 검사를 해야 하니 기본 50만 원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나는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괜히 싼 곳 불렀다가 원인도 못 찾고 돈만 날릴까 봐 불안했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오셔서 벽에 기계를 대고 한참을 쳐다보는데, 막상 윗집 배관 문제인지 아니면 외벽 균열인지 단정 짓지 못하는 모습에 좀 당황스러웠다. “이건 배관 문제라기보다는 외벽이나 창틀 실리콘 노후화일 가능성이 커요”라는 말이 돌아왔을 뿐이다.

방수 코팅제로 해결해보려던 짧은 생각

전문가 말만 믿고 창틀 주위에 실리콘을 새로 바르고 방수 코팅제를 잔뜩 뿌려봤다. 철물점에서 대략 2만 원대 제품을 사서 주말 내내 끙끙대며 작업을 했다. 날이 좋을 때는 문제가 없어 보여서 이제 다 해결됐나 싶었는데, 그다음 주에 태풍급 비가 한 번 지나가자마자 결과는 처참했다. 거실 안쪽까지 물이 스며 들어와 결국 도배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그때 깨달았다. 유튜브 영상이나 인터넷 글에서 본 것처럼 개인이 혼자서 방수 작업을 하는 게 얼마나 얕은 생각이었는지 말이다.

외벽 공사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공용 부분인 외벽 균열이 문제라면 개인이 고치는 게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나중에야 들었다. 아파트 하자 보수 관련해서 찾아보니 이게 참 골치가 아프다. 외벽 전체를 손봐야 한다는데, 이게 우리 집만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게 제일 큰 스트레스였다. 관리사무소에서는 공동 관리 구역이라며 공사를 미루고, 결국 나는 개인 비용을 들여서라도 창틀 외부 실리콘 보강 작업을 따로 할지 고민만 하고 있다. 업체 견적을 받아보니 대략 100만 원 안팎인데, 이 돈을 들이고도 효과가 없을까 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비 오는 날의 걱정

지금도 비 소식만 들리면 창틀 근처에 신문지를 깔아두는 습관이 생겼다. 근본적인 해결책은커녕 땜질식 처방만 반복하는 기분이라 마음이 영 개운치가 않다. 현대엔지니어링 같은 대기업은 AI로 미리 누수를 탐지한다고 광고하는데, 우리 같은 개인은 여전히 사람 한 명 제대로 불러서 원인 파악하는 것조차 운에 맡겨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다음 주에 또 비가 온다는데, 이번에는 진짜 전문 업체에 맡겨서 끝장을 봐야 할지, 아니면 그냥 견디며 사는 게 나을지 아직도 답을 못 내리고 있다. 도배지는 이미 다 젖어버렸는데, 수리는 도대체 언제쯤 깔끔하게 마무리가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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